범나비의 조형 요소는 반흘림궁체를 쓸 때의 모습을 관찰하고 필법을 차용해 디자인했습니다. 범나비는 기본적으로 같은 두께의 획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일부 요소에서는 붓의 흐름과 강약이 느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가로/세로획 시작 부분은 부리가 생략되었지만, 붓이 만들어 내는 자연스러운 각도를 명확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로획 맺음은 붓을 눌러 마무리한 형태로 살짝 통통해지며 마름모꼴로 마무리됩니다. 세로획 맺음은 궁체 필법에 영향을 받아 좌측라인을 따라서 뾰족하게 마무리되는 형태입니다. 시옷꼴에서는 붓을 떼고 새로 쓰면서 획이 가늘어진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역꼴은 위로 치켜 쓴 형태로 시작해, 획 두께를 유지하며 뾰족하게 마무리되는 형태입니다. 붓으로 반듯한 정원의 이응꼴을 그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러 이응꼴을 확인하고 직접 그려보며, 반듯하게 그리려 애쓴 형태의 이응꼴을 만들었습니다.
CT범나비
CTBeaomNabi
범나비는 반흘림 궁체가 가진 질감을 모티브로 합니다. 붓으로 흘려 쓸 때의 모습을 관찰하고 필법을 차용해 표현했으며, 붓의 운동 감과 흐름이 느껴지는 조형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질감에 집중하기 위해 부리 표현은 생략하고, 획의 시작과 끝부분에 각도와 강약 표현을 했습니다. 타입 세팅 시 붓글씨의 자연스러운 인상과 새로운 텍스처가 느껴집니다. 라틴 알파벳은 한글의 조형과 연결되는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브로드닙펜을 손으로 쓴 흔적이 표현되어 있으며, 도구의 운동감을 살려 그렸습니다.
세로쓰기에서 가능한 특유의 흐름과 텍스처를 ‘범나비 가로쓰기’에서 구현하기 위해 몇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중 한 가지는 다양한 반흘림궁체 자료에서 일부를 추출해, 판독성을 높이기 위해 허획을 삭제해 보는 실험이었습니다. 허획은 낱자 내에서 혹은 낱자 간 연결을 시켜주는 가짜획입니다. 허획은 세로쓰기 조판면에서 운동감과 질감을 보여주는 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현대 한글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판독에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가로쓰기 폰트에서 허획의 ‘낱자 간 연결’은 적합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실험에서 배제했습니다.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범나비 가로쓰기는 허획을 표현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했습니다. 대신 일부 닿자에서만 흘림획을 그려 특유의 대각선 요소가 드러날 수 있도록 표현했습니다.
범나비는 한글 반흘림체로 인해 만들어지는 지면의 텍스처를 보고 영감을 받았습니다. 한글 반흘림체에서 볼 수 있는 반복되는 사선 요소를 모티브로 하되, 가로쓰기로 옮겨 표현했습니다. 가로쓰기 조판에서 안정적인 판독성과 새로운 텍스처를 가진 폰트로 재해석했습니다. 범나비는 날개에 얼룩얼룩한 검은색 무늬를 가진 호랑나비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갈 때 ‘붓’의 소프트함은 나비의 날갯짓처럼, 조판했을 때 지면에서 느껴지는 ‘텍스처’는 나비의 날개 무늬처럼 패턴을 형성합니다. 부드러운 운동감과 독특한 텍스처가 범나비체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 Windows XP 이상
- Mac OS X 10.6 (Snow Leopard) 이상
로마자 95자
기호활자 64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