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여섯시에 기차는 회령역을 출발하였다. 경편차 보다는 마음이 푹 놓여 차창을 의지하여 밖을 내어다 보았다. 마침 형사들이 와서 지분거리기에 그만 눈을 꾹 감고 자는 체하던 것이 정말 잠이 들고 말았다. 이따금 잠결에 눈을 들어보면 높고 낮은 산봉 위에 저녁 노을빛이 불그레하니 얽혀 있었다. 이튿날 아침 아직도 이른 새벽. 검푸른 안개 속으로 이렴풋이 나타나 보이는 솔포기며 그 밑으로 흰 거품을 토하며 솩 내밀치는 동해 바닷물, 그리고 하늘에 닿은 듯한 수평선 저쪽으로, 꿈인 듯이 흘러내리는 한두낱의 별, 살았다 꺼진다. 벌써 농부들은 괭이를 둘러메고 논뚝과 밭머리에 높이 서 있었다. 금방 이앙한 볏모는 시선이 닿는 데까지 푸르러 있었다. 이따금씩 숲 사이로 보이는 초라한 초가집이며, 울바자 끝에 넌 흰 빨래며, 한가롭게 풀 뜯는 강변에 누운 소의 모양이 얼핏얼핏 지나친다. 잠시나마 붉은 구릉으로 된 단조무미한 간도에 살던 나로서는 이 모든 경치에 취하여 완연히 선경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큰 공장에서 시커먼 연기를 토하고 있는 것은 장차 무엇을 말함일까.
Chulae
출애
그러나 큰일난 것이 하나 있다. 즉 내 곁에 누워서 보통 아침잠을 자고 있어야 할 신부가 온데간데가 없다. 하하, 그럼 아까 내가 이발소 걸상에 누워 있던 것이 그쪽이 아마 생시더구나, 하다가도 또 이렇게까지 역력한 꿈이라는 것도 없을 줄 믿고 싶다. 속았나 보다. 밑진 것은 없다고 하지만 그 동안에 원 세월은 얼마나 유구하게 흘렀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보니까 어저께 만난 윤이 만난 지가 바로 몇 해나 되는 것도 같아서 익살맞다. 이것은 한번 윤을 찾아가서 물어 보아야 알 일이 아닐까, 즉 내가 자네를 만난 것이 어제 같은데 실로 몇 해나 된 세음인가, 필시 내가 임이와 엊저녁에 결혼한 것 같은 착각이 있는데 그것도 다 허망된 일이렷다. 이렇게― 그러나 다음 순간 일은 더 커졌다. 신부가 홀연히 나타난다. 오월철로 치면 좀 더웁지나 않을까 싶은 양장으로 차렸다. 이런 임이와는 나는 면식이 없는 것이다.
오후 여섯시에 기차는 회령역을 출발하였다. 경편차보다는 마음이 푹 놓여 차창을 의지하여 밖을 내어다보았다. 마침 형사들이 와서 지분거리기에 그만 눈을 꾹 감고 자는 체하던 것이 정말 잠이 들고 말았다. 이따금 잠결에 눈을 들어보면 높고 낮은 산봉 위에 저녁노을빛이 불그레하니 얽혀 있었다. 이튿날 아침 아직도 이른 새벽. 검푸른 안개 속으로 이렴풋이 나타나 보이는 솔포기며 그 밑으로 흰 거품을 토하며 솩 내밀치는 동해 바닷물, 그리고 하늘에 닿은 듯한 수평선 저쪽으로, 꿈인 듯이 흘러내리는 한두낱의 별, 살았다 꺼진다. 벌써 농부들은 괭이를 둘러메고 논뚝과 밭머리에 높이 서 있었다. 금방 이앙한 볏모는 시선이 닿는 데까지 푸르러 있었다. 이따금씩 숲 사이로 보이는 초라한 초가집이며, 울바자 끝에 넌 흰 빨래며, 한가롭게 풀 뜯는 강변에 누운 소의 모양이 얼핏얼핏 지나친다. 잠시나마 붉은 구릉으로 된 단조무미한 간도에 살던 나로서는 이 모든 경치에 취하여 완연히 선경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큰 공장에서 시커먼 연기를 토하고 있는 것은 장차 무엇을 말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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