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한자문화권에 속하므로 한자어는 많지만, 일상생활에서 한자를 노출해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작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한자 글꼴의 종류는 한정되어 있고, 선택의 폭이 좁다 보니 점점 고리타분한 글자라고 여기는 것 같다.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새로운 글꼴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한자를 향한 선입견을 한번 없애 보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중국의 스님 홍일법사(弘一法師)의 『금강경(金剛經)』 필사본을 보게 되었고, ‘홍해체(弘楷体)’는 그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한자 글꼴이다. 현재 한국 상용한자 1800자에서 자주 쓰이는 한자 및 이형동의자(異形同義字) 60자를 더한 1860자를 제작하였으며, 최소 30포인트 이상의 세로쓰기 제목용으로 설정하고 디자인하였다. 홍해체는 이후 계속해서 글자를 더하고 그릴 예정에 있다.